마리나그림 Location  |  Tag  |  Guest
박원순 변호사
Journal | 2009/10/06 15:34

최근 박원순 변호사의 근황을 보면, 그야말로 안습이다.


국정원에 의해 명예훼손죄로 고발당한 후, 그는 분노의 눈물을 보이면서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어지는 언론 인터뷰나 공식석상의 발언들을 통해서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어제(10 5) 오전, 프레시안발 기사인<박원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고민 하고 있다”>의 제목의 기사에서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이 객관적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큰 틀의 고민을 시작했다면서 예전에 낙선운동의 중심에 있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선거에 대한 개입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피력하기까지 했다.


어느 모로 보나 박 변호사가 드디어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하려는 것 아닌가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큰 발언에 대해 그는 황급히 손사래를 휘젓는다. 손석희 교수의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한 적은 없고 부인한다. (‘오해라고? 이명박인가?)


나는 우선 그의 소심함이 안스럽다. 열 받은 터에 무슨 소리들 못해? 해 놓고서 다시 묻자 부인하기에 바쁘다. 하기야 정치를 모욕당했다고 시작해서야 그게 제대로 된 출발선이겠는가.


문제는 시민단체 활동이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개선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그는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정치와 초연한 채 활동하는 동안 좋은 정부라는 것이 물이나 공기와 같아 느끼지 못했다라고 고백한 바가 있다. 그가 말한 좋은 정부라는 것은 아마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가리키는 것일 게다.


그가 정치와 초연한 채 활동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물이나 공기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존재했던 좋은 정부가 있었던 덕택이었다.


좋은 정부아래서 그는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수장으로 이명박이 서울 시장하던 시절 한 달에 한 번씩 이명박과 만나서 서울 숲도 만들고, 상암매립지를 골프장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반환도 하고, 청계천 사업에 조언도 하고 하면서 오늘의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는 데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더랬다.


그런데 이게 뭥미? 뒷통수 제대로 얻어 맞은 셈이다. 그는 공개적으로 뺨을 맞는 모욕을 당했다.


내 생각에 그는 호루라기 들고 판정이나 보는 심판질 그만두고 심판복 벗어던지 후 그라운드로 뛰쳐나와야 한다. 과연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세력이 붙지 않을까, 중립성이 훼손되어 안티가 급증하지나 않을까, 실패하면 반포대교로 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혀 마땅히 떨쳐내고 깃발을 세워야 할 때 눈치보는 인터뷰질이나 하면서 명망을 유지해 나갈 소심한 궁리 따위는 이제 접어야 할 때가 아닌가.


물과 공기와 같았던 좋은 시절을 강탈당했다면, ‘진보도 똑바로 하고 야당도 똑바로 하세요따위의 훈수나 두는 포지션을 던져버리고 강탈당한 것을 되찾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총과 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욕당했으면, 갚아야 한다. 훈수꾼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그가 아직도 훈수꾼의 자리를 버리지 못한다면, 그는 겁쟁이다.



 
 
 
트랙백 | 댓글



관리자  |   글쓰기
BLOG main image
치열하고 꼿꼿하게..
 Category
전체 (347)
My Story (89)
Office Life (51)
Journal (139)
Book & Movie (49)
Family (12)
Peoples (0)
Qirobics (2)
말들의 풍경 (1)
부스러기들 (0)
 TAGS
무서운 병 다부일처제 꼴깝 스필버그 백일몽 가축 올드보이 이구아수 블로그 정몽구 토론
 Recent Entries
+ 물러서지요..
+ 영화 <유령작가>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간만에 햇살
+ 휴가 동안 읽을 독서목록
+ 스스로 용서하기
+ 프로이트 다시 읽기
+ 뱀의 혀
+ 인내
+ 기타guitar를 샀다.
 Recent Comments
+ 스피릿님. 오랜만..
+08/28 - 레인맨
+ 오랜만에 뵙네요!..
+08/11 - 마리나그림
+ 중학생때 형님의 ..
+08/10 - whyu
+ 맞아요.. 회사를..
+07/30 - 차민욱
+ 근래, 여러 사정..
+07/30 - 마리나그림
 Recent Trackbacks
 Calendar
<<   2010/09   >>
S M T W T F 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
+ 2010/08
+ 2010/07
+ 2010/06
+ 2010/04
+ 2010/03
 Link Site
+ 김규항의 블로그
+ Iguacu Blog
+ MEPAY 쇼핑전문 블로그
+ 허지웅 기자
+ 보테아자씨
+ 김동렬 형
+ 최진순 기자-온라인저널리즘
+ why...U
 Visitor Statistics
+ Total : 109882
+ Today : 12
+ Yesterday : 67
태터툴즈 배너
rss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자
마리나그림’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Designed by plyfl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