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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guitar를 샀다.
My Story | 2010/08/03 04:43
백만 년만에 처음으로 기타guitar를 샀다. 성음 크레프트 아카데미 버전. 제 소리를 내려면 한참 동안의 에이징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찰랑거리는 음향과 중저음이 제법 근사하다. 꼬맹이들과 아내에게 기타연주를 배우게 하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어서 일반 통기타에 비해 사이즈가 좀 작은 것을 구입했다. 바디 사이즈가 약간 작은 까닭에 울림통의 크기가 기타의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으나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소리와 울림이 있는 기타다.

누구보다도 신이 난 사람은 큰 녀석 고건군이다. 악기 연주 배우기를 좋아해 오카리나, 피아노, 드럼에 이어 근래에는 사물놀이 국악기까지 배우고 있던 녀석은 지난 설 명절에 받아 둔 세배돈을 종자돈 삼아 기타 사 주기를 줄기차게 요구해 오던 차였다.

고등학교 들어서자마자 기타 삼매경에 빠져 공부도 소홀히 하고 고등학교 락밴드 그룹 활동을 시작해 하마터면(?) 그 길로 가 버릴 뻔 했던 경험이 있던 나는 기타를 가장 위험한(?) 악기 중 하나로 생각해 왔던터라 이 악기만은 집에 들여놓지 않겠다고 진즉에 다짐을 하고 있었더랬다.

(기타를 '위험한 악기'로 생각한 까닭은, 오랜 교습을 받아야만 하는 피아노와 같은 악기와는 달리 독학이 쉬워 금새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악보를 읽는 배움의 과정이 없어도 멋진 연주가 가능한 수준에 금방 도달해 버릴 수 있는 그 위험천만한 중독의 속도 말이다.)

저녁 약속 자리가 있어 귀가가 좀 늦을 것이라는 사전 연락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아이들은 기타를 울려 줄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쯤 집에 도착하니 거실 한켠 아이들의 책장 옆으로 날렵한 기타 하나가 다소곳한 모습으로 스탠드 위에 올려져 있다.

오래 전 친구를 십년 여 만에 다시 마주한 느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옷을 갈아 입은 후 손발을 씻고 거실로 나아가 기타를 들었다. 흥미진진한 얼굴로 군침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 특히 기대감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방글거리는 큰 녀석.

피아노 방으로 기타를 가져가 낮은 옥타브 '미'를 울려 가장 낮은 소리의 여섯 번째 현을 맞춘 후 자리로 돌아와 튜닝을 하고서 조지 윈스턴이 피아노로 편곡하여 유명해진 파헬벨의 <캐논>을 가볍게 연주해 본다. 너무도 오랜만에 연주하는 것이라 지판을 더듬는 왼손가락들은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더듬거리고 현 사이를 오가며 소리를 튕겨내는 오른손가락들은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내와 아이들은 마냥 싱글벙글.

가슴 한 켠에서 뻐근하게 밀려오는 이 기분. 정말 오랜만이다. 기타연주를 가르쳐야 하는 선생질의 불안감도 함께 밀려들어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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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얼굴
My Story | 2010/08/02 18:20

제 나이에 알맞는 얼굴로 늙어간다는 것이,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나이에 필요한 지혜는 한참 모자라고 불필요한 생각과 욕망의 덩어리는 아직 커다랗다. 주어진 조건들에서 최선의 것들을 선택해 나가는 일은 언제나 힘겹다. 여기에 주어지지 않을 선택지들을 욕망하는 마음을 제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따로 생각해 보면, '제 나이에 알맞은 얼굴로 늙어가기'라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새벽비로 시작하여 구름 낀 아침을 지나 오후로 접어든 8월의 첫 월요일의 햇살이 벌써 저만큼 가로누운 그림자를 그린다. 장마가 끝난 8월은 덥기도 하겠지만 더위가 저물어가는 끝자락에 매달리는 그런 달이기도 하다. 여름이 어스름하게 저물어가는 저녁의 햇살은 유난히도 붉어질 것이다.

벌써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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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헤어지기
My Story | 2010/07/27 09:01

헤어짐을 안타까워 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좋은 기억들을 나누면서, 애틋함을 간직하면서 웃는 얼굴로 헤어지는 것은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지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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