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관계자의 전언이다. 물론 직접 전해 들은 것은 아니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로 인해 자기 영향력을 잃은 곳과 오히려 기회를 얻은 곳을 비교해 본다면, 기회를 얻은 곳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와 같은 포털의 존재는 여전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틀리지 않은 말이다. 대신 한 가지의 전제가 생략됐다. "네이버 등을 비롯한 포털의 이익이나 이해 관계를 해치지 않는다면" 이른바 편집 검색 시스템을 통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네이버의 경우(물론 다른 포털도 마찬가지이나 이 글에서는 '네이버'로 한정한다), 검색 결과에 대한 편집은 물론 검색창의 자동완성 기능까지 '인위적'으로 조작한다('자동완성'이라는 표현과 기능이 정확하다면 이것은 '편집'이 아니라 '조작'이다.)
물론 그 '조작'이 노현정 아나운서의 경우에서처럼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중대한 경우에는 충분히 공익적 성격을 지닌다. 질문은 남는다. 네이버는 모든 이들의 사생활을 다 보호해 낼 수 있는가? 결국 누구의 사생활을 보호하거나 내버려 두는 방식으로 망가뜨리는 것은 네이버의 선택 여하에 달려 있는 셈이다. 네이버를 '권력'이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발생한다. 네이버가 직접 제공하여 수익을 만드는 서비스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검색결과나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의 내용들을 네이버가 ‘손대고’ 있다는 것. 이것은 네이버를 통해 자기가 가고 싶은 사이트를 찾고자 하는 이용자들을 틀어막아 네이버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거나 해당 사이트로 고객들 보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기는 것으로 네이버의 수익을 창출시키는 비즈니스가 된다. 그러니까 고객은 어떤 사이트를 찾기 위해 검색을 했는데, 네이버는 ‘우리 서비스를 한번 이용해 보시죠?’해서 네이버에 고객의 발을 묶어 놓거나 고객이 가기 원하는 해당 사이트에 ‘너거들에게 손님 보내주니까 돈 좀 내지?’하는 짓으로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의 지위를 영위하는 셈이다. 마치 영화 <트루먼쑈>를 보는 느낌이다. 몸담고 있는 회사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니, 며칠 사이에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이 ‘조작’되어 있는 것을 보고 등골에 식은 땀이 흘렀다. 아, 이렇게 당하는구나. 물론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 ‘손을 댄’ 담당자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것인 듯, ‘업무’를 수행했을 것이다. 생각없이 발로 찬 돌맹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요며칠 느끼고 있는 중이다. 검색 결과 화면을 함 보자. 먼저 Daum 검색어 자동완성기능이다.
'가격비교'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가격비교 비비'라는 검색어가 자동완성이 되어 제시된다. '가격비교'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따라 이어지는 검색어가 '자주 사용될 경우' 자동완성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클릭해서 보시길>
다음은 야후.
'가격비교'키워드를 입력하자 다음과 마찬가지로 '가격비교 에누리', '가격비교 비비'가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으로 제시된다. <클릭해서 보시길>
엠파스도 마찬가지다.
띄어쓰기를 한 것과 하지 않은 자동완성 기능으로 제안된 두 개의 검색어가 제안된다. <클릭해서 보시길>
마지막으로 네이버.
'가격비교 비비'도 '가격비교 에누리'도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으로 제안되지 않는다. 대신 '핸드폰 가격비교'와 네이버의 서비스인 '네이버 가격비교'가 자동완성으로 제안된다.
여기서 제기하는 문제는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서비스가 검색어가 자동완성 기능으로 제안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수준을 뛰어 넘는다. 왜냐면,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네이버에서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으로 '가격비교 비비'가 또렷이 제안되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가격비교'라는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제안되던 '가격비교 비비'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자동으로 제안되던게 자동으로 제안되지 않게 된 셈이다.
그 키워드는 누구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네이버의 유료 검색광고인 파워링크로 연결되는, 다시 말해 네이버에 돈을 지불하고 구매한 키워드이다. 대체 그 며칠 사이에 그 키워드를 자동완성으로 제안했던 상황에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내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아래의 몇 가지 사항 뿐이다.
1. '가격비교 비비' 키워드는 지난 1년여 동안 오버추어 키워드 광고를 통해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들에서 사용해 왔다. 이 키워드 하나를 사용하기 위해 오버추어 지불한 비용은 지난 7월 한달 동안 224만원. CTR은 53.8%로 해당 키워드 자체가 서비스 브랜딩이 매우 잘 되어 있는 키워드이다.
2. 최근 '가격비교 비비' 키워드를 오버추어에서 내리고 대신 네이버의 파워링크를 통해 구매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8월 10일부터. 네이버의 파워링크 키워드 구매에는 3개월 26만3천원이 들었다. 네이버의 파워링크를 통해 찾는 고객의 CTR은 평균 95%. 가히 네이버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3. 오버추어에서 파워링크로 바꿔탄지 며칠만에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해당 키워드가 종적을 감췄다. 왜 사라졌을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네이버 관계자의 전언이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로 인해 자기 영향력을 잃은 곳과 오히려 기회를 얻은 곳을 비교해 본다면, 기회를 얻은 곳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여전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논리다. 그러나 역시 전제가 빠졌다.
"네이버의 이익이나 이해 관계를 해치지 않는다면"
나는 네이버로 부터 이와 관련한 정확한 답변을 듣고 싶다. 들을 수 있을까? 물론 네이버 맘이다.
만약, 이 경우가 '조작질'을 통해 나온 결과라면, 비열하고 비루하다.
웹이 하나의 생태계라면, 공룡의 독식은 머지않아 생을 마감하기 마련이다. 물론, 네이버가 더 잘 알고,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구글의 경영철학을 돌이켜보자. "악해지지 말자"
네이버에 바란다. "비루해 지지 말라"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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