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아직도 인생을 모르는 모양..."
경제신문사를 다니는 선배가 한 메이저 신문사의 스카웃 제의를 거절하고서 이렇게 넋두리한다. 사회생활과 결혼을 빈 손으로 시작했던 터라 경제적으로 그닥 맑은 상황이 아니어서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돌을 앞 두고 있는 아이도 눈에 밟혔을 것을 짐작하니 마음 고생이 좀 있었으리라.
좋은 조건의 제안이었지만 그를 망설이게 한 것은 그 신문사의 역사와, 더욱 망가져가는 오늘의 행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신문을 비롯한 보수 언론은 '언론'이기를 포기한지 이미 오래다.
다소간의 빈곤함이 지속될지언정 그것을 부끄러움과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엇그제 잠깐동안 메신저로 그와 나눈 대화가 또렷해진다.
한국의 지성계는 양심이 없습니다. 그것이 불운할 따름입니다. 더군다나 언론계의 지식인들은 직업인지 지성인이 아닙니다. 이들로 인해 모든 여론은, 대부분 언론은 진실과 미래를 향하지 않습니다. 당장의 이익과 기득권을 좇습니다.
새로 이사 간 아파트에서 조선일보를 만난다. 전에 살던 사람이 구독했던 모양이다. 한 켠에 쌓 두었다. "개와 조선일보 출입금지"라고 매직으로 써서 문앞에 붙여 두었다. 며칠 계속 쌓였다. 굵은 소금 한 주먹을 뿌린 후 물을 부어 놓았다. 그제서야 끊겼다.
부끄럽지 않도록 사는 것이 "인생을 모르는" 삶이 되는 이 땅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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